짧은사설 5개로☕세상읽기
짧은사설 5개로☕세상읽기
권민철 기자
2024-11-19
1️⃣與 '이재명 위기' 편승 말고, '용산 의혹' 해법 내놓을 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국민의힘이 기지개를 켜고 있음. 국민의힘 내에선 ‘이재명 대표직 사퇴 추진위’, ‘이재명 의문사 진상규명위’ 등의 제안까지 쏟아지고 있음. 하지만 지금은 이재명 공박에 몰두할 게 아니라 ‘쇄신 골든타임’을 살려야 할 때임
실제로 여권 상황은 심각한 상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22년 6월 지방선거 공천 개입을 폭로했음. 대통령이 특정인 공천을 얘기했다는 증언.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누구를 공천해 줘라’ 이런 얘기는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과 정면 배치됨. 명태균 의혹도 하루가 멀게 늘어나고 있음
여당이 ‘이재명 판결’에 편승해 ‘용산 의혹’과 국정쇄신에 대한 민심의 요구를 적당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임. “김건희 여사에 관한 국민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 한다”는 한동훈 대표의 작심 발언은 어디갔나. ‘이 대표 부부는 수사와 재판을 받는데, 김건희 여사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을 외면해선 안돼(한국일보)
2️⃣“비명계 죽일 것” “李대표는 神의 종”, 국회의원이 할 소리인가
민주당 친명계 최민희 의원이 엊그제 유튜브에 출연해 “비명(비이재명)계가 움직이면 제가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해.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직후였음. 민주당이 무슨 이 대표의 사당(私黨)도 아니고 이게 국회의원으로서 할 소리인가. 이 대표가 낙마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평정심을 잃은 것
이 대표 비서실장인 이해식 의원은 한술 더 떠 SNS에 이 대표는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라고 낯뜨거운 찬사를 바쳐. “고귀한 싸움에 당당히 임하는 투사”라고 묘사하기도. 피고인을 신격화한 것으로 모자라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사법부마저 조롱한 것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어제 비명계 중진들의 움직임을 겨냥해 “이미 역사적 판단을 받은 분들의 정치적 시도”라고 폄훼. 친명계의 결정이 곧 역사적 판단이라는 데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이 대표에겐 아직 두 번의 재판이 남아 있음. 국회의원 170명을 거느린 민주당이 왜 당 대표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사법 리스크까지 떠안으려 하는가(세계일보)
3️⃣거짓 해명에 취재 통제, ‘대통령 골프’ 부끄럽지 않은가
CBS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군 골프장인 태릉체력단련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보도. CBS는 기사에서 취재 당시 대통령 경호처 소속 직원이 “경호상의 이유로 취재를 중단해달라”고 공식 요청해 취재를 중단했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당시 상황은 이 정도로 그친 게 아니었음
CBS 노조의 성명을 보면, 당시 7~8명의 남성이 신분과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취재진의 촬영을 제지했고 휴대전화도 빼앗았다고 함. 취재기자가 신분을 밝히고 항의했지만, 경호처 직원들은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 캐묻다가 경찰에 넘겨 조사받게끔 했다는 것. 경호처 관계자는 “당시 조처는 적법한 경호안전 활동”이라고 주장했지만 취재 장소는 공개된 장소였음
개방된 장소에서 대통령의 모습을 취재하는 것조차 강압적으로 통제하나. 언론은 오로지 대통령실이 제공하는 것만 받아 적어야 하나. 언론이 권력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은 책무이자 민주 국가의 상식.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언론을 통제할 게 아니라 그런 행동을 삼가는 게 맞아. 부적절한 골프, 거짓 해명, 취재 통제, 처음부터 끝까지 낯부끄러운 일의 연속(한겨레)
4️⃣최순실 보도 참사’ 연루 박장범, 김건희도 그리할 텐가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축소 보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음. 그는 당시 법조팀·사건팀을 지휘하는 사회2부장이었음. 당시 소속 기자가 최순실(최서원)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 관련해 이대 교수협의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는 기사를 작성했지만 보도를 막고,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광주지검의 세월호 참사 해경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단독취재 보고도 묵살했다는 것
박 후보자의 이런 ‘정권 경호’ 방송 이력은 지난 2월에 빛을 발했음.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에 대해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에서 만든 조그마한 백”이라고 해 사건 의미를 축소하고 공영방송 명예를 실추시킨 게 대표적. 결국 KBS 기자들이 기수별로 공개 릴레이 사퇴 요구 성명을 낼 때마다, 이 장면은 상징적으로 언급됐음
언론은 권력에 대한 감시자임. 권력의 부패와 무능에 예리한 비판 칼날을 세우기는커녕 국민의 눈높이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그런 생각으로 공영방송을 이끈다면, 공영방송 KBS가 김 여사 의혹들을 어떻게 다룰지 걱정. ‘명태균·김건희 게이트’ 의혹이 커지는 상황도 윤석열 정부가 그를 KBS 사장에 앉히려는 이유(경향신문)
5️⃣고리 원전 폐기물 저장률 91% … 방폐장 언제까지 미룰텐가 [사설]
1978년 가동을 시작한 부산 고리 원전의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률이 90.8%로 포화 직전임. 한빛 원전 저장률도 80%, 한울 원전도 75%를 돌파. 올해 2분기까지 누적된 고준위 폐기물은 1만9293톤. 현재 고준위 폐기물은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 중인데 이르면 6년 뒤부터 저장시설이 꽉 차 최악의 경우 일부 원전 가동이 멈출 수 있음
국내 원전은 지금 26기가 가동 중. 4기는 건설 중. 최대 4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도 발표됐음.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전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인데도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미루는 것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를 짓는 격
용지 선정부터 시설 운영은 37년이 걸린다고 함. 고준위 방폐장이 마련되지 않으면 원전 수출에도 차질 불가피. EU가 2050년까지 방폐장 건립을 의무화했기 때문. 고준위 방폐장 설치 근거를 담은 '고준위 특별법'은 2021년 발의됐지만 여야 대치로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음. 회피하며 시간을 끄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매일경제)